>> 라이프 패션 모델 영화 배우 기자로 종횡무진 장남순 어르신
글. 김규남 기자 사진. STUDIO 100

>> 라이프 패션 모델 영화 배우 기자로 종횡무진 장남순 어르신
글. 김규남 기자 사진. STUDIO 100
“정규교육은 20년이면 끝이잖아. 그런데 진정한 배움은 평생 배워도 모자라는 것 같아. 나는 평생 배워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그동안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것을 배웠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야.” 본격적으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배움의 길로 들어선 것은 예순이 되던 해였다. 가장 처음 배운 것은 컴퓨터였다. 컴퓨터를 배우고 나니 할 수 있는 것도, 배우고 싶은 것을 찾는 것도 쉬워졌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사진 찍는 법, 동영상 찍는 법 등을 배운 장남순 어르신은 기자의 꿈에 도전했고 마침내 지난 2011년 6월 실버넷 뉴스 9기 기자로 활동하게 됐다.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수 없었던 내가 감히 기자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기자증을 받아온 날 밤, 어린 시절이 생각나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 그렇게 실버넷 뉴스를 통해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사로 쓰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하루하루 활기차고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예순여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당당하고 멋져 보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바쁘고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장남순 어르신. 그녀에겐 무엇보다 평생의 동반자였던 남편과, 이제는 장성해 각자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자녀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엄마 최고야, 엄마 정말 멋있어’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되돌아보면 순간순간 행복했던 적이 많았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 자식들 다 키워놓았으니 걱정할 것도 없고 건강한 몸이 있으니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잖아.”
마침내, 소녀의 꿈과 조우하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의 꿈과 조우했다. 얼마 전 사회적 기업 행사의 일환으로 단편영화제가 있었는데, 영화제작팀의 배우로 참여하게 된 것.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됐어.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여우주연상도 받았지. 짧은 영화였지만 주인공이 되어 연기를 하니 어릴 때 꿈이 생각이 나더라고.” 어린 시절 남몰래 그려봤다가 혹시 누가 볼까 지우곤 했던 ‘연예인’이란 꿈. 비록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는 연예인은 ‘아직’ 아니지만, 패션쇼 무대를 누비고 단편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연기를 하면서 그 꿈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직 더 꿈꾸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아직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아직 더 배우고 싶은 것은 많아. 그게 뭐든 재미있을 것 같으면 언제든지 도전할거야. 하지만 꿈은, 이제 꿈이 들어있는 자루는 어깨에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꿈만 남기고 조금씩 비우고 있는 중이야.” 이순(耳順)의 인생 선배가 말한다. 그녀의 꿈의 자루 안에는 아직 많은 꿈이 남아있다고. 아직 그 자리를 완전히 비워내기에는 너무 많은 인생이 남아있다고. 아직, 우리에게 꿈꿀 시간은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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